다음 달 4일 190개국 동시 공개를 앞두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OTT) 기업 넷플릭스의 첫 한국판 예능 ‘범인은 바로 너’가 3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최초의 한국 예능으로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7명의 탐정단이 에피소드마다 일어나는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 예능 형식으로 런닝맨, X맨, 패밀리가 떴다 등 히트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컴퍼니상상의 조효진 PD, 김주형 PD가 연출했다. 매주 금요일 두 편씩 공개되며 모든 에피소드는 지난 3월까지 사전제작을 마쳤다.
‘범인은 바로 너’는 화려한 출연진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예능 MC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유재석부터 SBS 간판 예능 ‘런닝맨’의 주역 이광수, K-팝 마니아들의 K-예능 시장 진입을 책임질 엑소의 세훈, 구구단의 세정까지 쟁쟁한 스타들이 합류했다. 유재석은 “다양한 장르의 예능을 통해 색다른 실험을 해보고 싶던 차에 출연 제의를 받았다”며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리즈물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답게 이번 작품 역시 예능에 추리극 같은 드라마 요소를 가미해 연속적인 관람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드라마처럼 상황과 캐릭터가 있는 가상세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출연진들이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는 형식을 취해 드라마와 관찰 예능의 장점을 부각시켰다는 얘기다. 조효진 PD는 “리얼리티 예능의 특성에 드라마 같은 설정을 가미해 한국 예능 팬들 역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측도 한국 시장에서 우선 성공해야 해외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출의 자율성을 줬다”고 소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국내 제작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가 ‘범인은 바로 너’ 출시에 이어 국내 콘텐츠 생산과 유통 활동에 적극 나설지도 관심사다.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AP) 지사에서 한국 시장을 관리했던 이전과 달리 최근 넷플릭스는 한국사무소를 마련하고 제작 관련 상주 인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로버트 로이 콘텐츠 수급 담당 부사장도 “우리 역할은 한국 콘텐츠 팬층을 전 세계로 넓히는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은 전 세계인에게 이를 알려 주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외주 제작사들 사이에선 넷플릭스의 예능 제작 행보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공중파 방송과 달리 사전 투자 및 제작을 원칙으로 하는데다 한번 제작으로 190개국 1억2,5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은 언어장벽으로 주로 내수용, 넓게는 아시아권 진출에 머물고 있는 TV 콘텐츠 유통 환경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회로 평가된다. 조 PD는 “100% 사전제작으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작품성을 높일 수 있었고 연출자의 의도와 창의성도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김주형 PD 역시 “매 촬영이 200~300명 규모의 스태프가 참여하고 고정 카메라까지 100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최대 규모 예능 버라이어티 수준이었다”며 “시즌1 성공을 발판으로 다음 시즌 제작까지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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