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총무원장은 덕숭문중 수덕사의 방장, 현응 교육원장은 해인사의 주지를 역임한 분으로 조계종을 대표하는 큰스님들이다. ‘PD수첩’은 설정 총무원장,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처와 자식, 학력 위조, 사유재산 소유, 성폭력 등 불교계 큰스님들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을 파헤친다.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숨겨진 처자식(은처자), 학력 위조, 사유재산의 세 가지 의혹이다.ㅤ설정 스님은 유전자 검사 등으로 의혹을 해소할 것을 약속하며 총무원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해명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선 은처자(숨겨놓은 처자식) 의혹이 있다. 1999년 설정 스님의 딸로 지목되는 전 모 씨는 설정 스님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벌인다. ’PD수첩‘은 전 씨가 출생 직후부터 설정 스님의 친인척, 형제, 외가 등지로 끊임없이 주소지를 옮긴 사실을 확인했다.
제작진은 설정 스님이 딸로 지목되는 전 씨에게 돈을 10여 년간 송금해 온 통장계좌내역을 확보했다. 계좌 송금내역은 설정 스님과 전 씨와의 관계를 풀 수 있는 핵심 증거로 설정 스님과 친인척 명의로 여러 차례 거액이 전 씨에게 송금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심지어는 사찰 명의로도 입금이 되었다. 설정 스님과 가족이 전 씨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2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돈을 입금한 정황은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 설정 스님이 유전자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딸로 지목된 전 씨는 캐나다로 출국해 버렸다.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설정 스님에게 은처자 의혹을 해명하라고 한 바로 그 시기였다.
두 번째는 재산 문제에 쏟아진 의혹이다. 설정 스님의 형인 대목장 전 씨는 수덕사 인근에 2만 평 토지에 13개 동 규모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그런데 고건축박물관이 자금난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아 와서 가등기를 한 인물이 동생 설정 스님이었다. 설정 스님은 고건축박물관을 담보로 같은 날, 같은 시기, 같은 지점의 은행에서 형인 전 씨와 함께 13억 원을 대출받는다. 과연 13억 원의 행방은 어디로 간 것일까.
세 번째는 학력 위조 의혹이다. 설정 스님은 수십 년 동안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서울대가 ’서울대에 입학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설정 스님은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단, 그런 소문이 난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설정 스님은 스스로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 수료’라고 썼다. 자신의 대담집에서도 10여 쪽에 걸쳐 서울대 입학과 대학 생활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고 서울대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제시했다. 많은 불교 신도들은 설정 스님이 서울대를 나온 스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랐다. 종교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진실과 정직성이다. 설정 스님은 여전히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얼마 전 ’Me Too, With You‘ 사이트에 전 해인사 주지이자, 총무원 교육원장인 현응 스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현응 교육원장 측은 실체가 없는 사실무근의 음해 글이라며 종로경찰서에 작성자를 고소했다.
’PD수첩‘은 해당 글의 작성자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라 복수의 인물인 것을 밝혀냈다. 또, ’PD수첩‘은 현응 스님이 주지로 재직하던 당시의 해인사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했다. 카드 사용내역이 보여주는 큰스님의 모습은 유흥주점 사장들에게 꼭 모셔와야 할 ‘왕 고객’이었다. 그 동안 비춰진 선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대한민국 불교계 내 대표적 큰스님들을 둘러싼 비위 행위에 대한 논란의 진위에 대해 검증하고, 이를 통해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발전의 단초를 찾아보고자 한 ’PD수첩‘은 오늘(5월 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