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는 4일 저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2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등 1천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는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1차 광화문 촛불집회’ 일정이 공지됐다.
이들은 4일 오후 7시, 광화문역 9번 출구에 있는 세종문화화회관 옆 계단에서 첫번째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집회에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을 비롯해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이들의 가족·친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종로경찰서에도 이같은 내용의 집회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제출한 집회 신고서에 적시한 주최자는 ‘전현직 대한항공 임직원 모임’이다.
이들은 각종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가리고, 대한항공 유니폼이나 검은색 계열 복장을 하고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꺼지지 않는 LED 촛불도 든다.
집회에는 저항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Guy Fawkes) 가면도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크스는 가톨릭 탄압에 항의해 1605년 영국 의회를 폭발시키려다 발각된 인물로, 체제 전복을 위해 싸우는 내용의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소재가 되면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직원들은 회사 측에서 집회 참석자를 채증하고 색출해 인사 등 불이익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며 ‘집회가 끝나도 바로 마스크를 벗거나 곧장 집으로 가지 말라’, ‘모르는 인물과 가급적 대화를 자제하라’는 등의 지침을 공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 등은 촛불집회에서 준비한 선언문을 읽고, 구호 복창, 합창, 자유발언 등 순서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집회에서 사용할 피켓 문안과 구호 등을 논의하고 있다.
피켓·구호로는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원태·현민 등 조씨 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는 내용과 이들의 ‘갑질’을 규탄하는 내용이 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등에 대해 일상적으로 폭언·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진 조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 카카오톡]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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