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필명)’ 김동원씨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한 당사자인 변호사 2명이 3일 경찰에 출석했다.
윤모 변호사와 도모 변호사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나란히 출석해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논의한적이 있는지’, ‘추천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도 변호사는 “무슨 혐의가 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윤 변호사는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윤 변호사와 도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조사과정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도 변호사는 경찰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반면 윤 변호사는 일부 진술을 거부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변호사는 경찰에 “드루킹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됐고 ‘자미두수’, ‘송화비결’ 같은 글에 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제적 공진화 모임)카페에 가입했다”면서도 “우주등급 이상이 살 수 있는 두루미마을 조성 등 드루킹의 목표와 이상에 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경공모 회원인 윤 변호사와 도 변호사를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가 무산되자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김씨가 김 의원에게 자신들을 추천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와 인사청탁 댓가가 있었는지, 댓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들이 경공모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경공모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경공모 핵심회원인 도 변호사와 윤 변호사는 법률스텝이라는 직책으로 활동했고, 윤 변호사는 이번 사건 초기 김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오는 4일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앞서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씨를 추가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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