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자유한국당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3일 촉구하고 나서는 등 6·13지방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두고 한국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4·27남북정상회담으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불리한 국면에서 제1야당마저 내분으로 흔들리면서 보수진영 전체가 궤멸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것이 공당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홍준표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홍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특히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 하면 제가 중대결심을 하겠다”며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어 강 의원은 “국민이 바라던 당 혁신, 인적 쇄신, 정책 혁신은 온데간데없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당 대표가 지방선거에 지원유세를 올까 봐 걱정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특히 최근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당 대표가 보여준 언행은 실망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며 “오죽하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가 홍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려 반성을 촉구 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일은 못 했다고 하면 된다”며 “그런데도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당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당 운영과 선거대책은 선대위를 꾸려 맡기면 된다”며 “홍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 보수 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직언했다. 최근 홍 대표는 연일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 지방선거를 앞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한편 강 의원은 최근 울주군수 공천과 관련해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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