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있다”면서 “회사의 재정적자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중형 전기차 모델 3의 생산은 계획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고, 오토파일럿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터져 나온 데다, 공장의 열악한 작업 조건에 대한 주 당국의 조사까지 받고 있는 테슬라는 현재 현금 고갈의 위험에 직면해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 7억4,500만 달러(8,020억 원)의 현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그 이전 3분기 동안에도 1억1,200만 달러의 현금을 사용했다. 지난달 월가 투자은행인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현금 고갈을 막기 위해 올해 25억∼3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무디스 역시 테슬라의 현금 고갈에 대한 우려로 주식을 ‘정크 본드’ 상태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성명에서 “회사가 결정적인 상승 직전 국면에 있다”면서 “모델 3 생산을 위한 최신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약속을 여러 차례 어기면서 테슬라와 그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1년 전 “2017년 말까지는 모델 3을 한 달에 2만 대 이상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테슬라의 발표 내용을 보면 현재 생산량은 주당 2,000 대에 불과했다. 모델 3은 50만 대가 넘는 사전주문을 받았지만, 지난 3월까지 불과 1만2,500대가 출고됐을 뿐이다.
머스크 CEO가 말한 대로 하반기에 수익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당 5,000 대는 생산해야 한다.테슬라 측은 올해 6월 말까지 일주일에 약 1만 대, 연간 5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총 34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데 그친 테슬라가 갑자기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월가는 여전히 테슬라의 실적보다는 머스크 CEO의 말을 더 믿고 싶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날 실적 발표가 나온 뒤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소폭 상승해 주당 3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최고치와 비교할 때 여전히 20% 하락한 수치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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