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작 ‘야끼니꾸 드래곤’ 상영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오는 12일까지 전주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월드 프리미어 61편을 포함, 역대 최다인 총 246편(장편 202편·단편 44편)을 선보인다.
올해 축제는 내년 스무 돌을 앞두고 영화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특히 영화 ‘자백’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등 화제작을 배출한 영화제답게 제작·투자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올해 역시 ‘전주 프로젝트마켓(JPM)’과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를 연계, 극과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부터 해외 프로젝트까지 지원 편수와 지원 규모를 늘렸다. 이에 따라 JCP 지원작은 기존 3편에서 5편으로 늘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이학준 감독의 ‘굿 비즈니스’. 유명 인권운동가인 목사가 미국에서 북한 고아복지법이 통과되자 북한 고아를 미국 가정으로 입양하는 과정을 그렸다.
실험적인 작품으로 영화의 지평을 넓혀온 영화제답게 개막작 역시 영화제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았다. 축제의 막을 여는 ‘야키니쿠 드래곤’은 재일동포 정의신 감독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연극 문법을 스크린에서 구현한다. 1970년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곱창구이 집을 운영하는 재일동포 가족과 그 주변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감독으로 변신한 스타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구혜선은 단편영화 ‘미스터리 핑크’로 4년만에 작품을 선보인다. 사랑하는 여자를 속박하려 하는 남자로 배우 양동근이,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는 여자로 서현진이 등장한다.
이밖에도 배우 이희준이 ‘병훈의 하루’로 공식 경쟁부문인 한국단편경쟁에 진출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출연까지 한 이희준은 오염강박과 공황장애를 앓는 병훈으로 분한다.
폐막작으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개들의 섬’이 화려한 피날레를 예고하고 있다. 20년 후 일본에 도그 플루 바이러스가 퍼지자 송곳니가 있는 개들을 쓰레기 섬으로 추방하는데 자신의 반려견을 찾으려 쓰레기 섬으로 향하는 소년의 모험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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