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는 2만8,500여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주한미군은 지상군 병력만 25만3,250명(1951년 6월30일 기준)에 달했으나 휴전 이후 단계적인 철수를 거쳐 현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수차례에 걸친 미군 철수 중에서 가장 파장이 컸던 것은 두 차례. 500명의 군사고문단만 남기고 떠난 1949년의 철수는 김일성의 남침을 불렀다. 오랫동안 2개 사단체제를 유지하다 제7사단을 빼고 2사단만 남긴 1971년의 철수는 1972년 유신체제 성립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 2사단 중심의 주한미군도 약 4만명선을 유지하다 1990년대 이후 3만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주둔 형식도 붙박이가 아니라 순환배치로 바뀌고 있다.
큰 충격을 줬던 두 차례의 대규모 주한미군 철수 중에서도 1971년 건은 현재 한반도 상황과 묘하게 연계되면서 새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내린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전인 1967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베트남 이후의 아시아’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최근 주한미군 철수 논란을 촉발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역시 공교롭게도 닉슨 전 대통령과 같은 포린어페어스에 글을 기고했다. 문 교수는 여기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문 교수는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주한미군 주둔에) 찬성하는 사람”이라며 “평화협정 이후에도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과 우리의 국내 정치적 안정을 위해 지속적 주둔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재 주한미군 사령부 휘하에는 미8군사령부, 주한 미해군사령부, 주한 미공군사령부, 주한 미해병대사령부, 주한 미특수전사령부가 있다. 주력인 미8군사 예하에는 미2사단·501정보여단·35방공여단·65의무여단·1통신여단·19지원사령부가 존재한다. 주한 미공군사령부 예하인 미7공군사령부는 경기 오산 8전투비행단과 전북 군산 51전투비행단을 관할한다. 전투기 90여 대, 공격헬기 20여 대, 전차 50여 대, 장갑차 130여 대, 야포 10대, 다연장 40여 대, 패트리엇(PAC) 포대 60여 기도 보유하고 있다. 유사시에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포함해 병력 69만여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가 증원돼 투입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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