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돌아가는 롤리팝과 먹음직스러운 과자의 집, 반짝반짝 흩날리는 별 모래와 요정, 까마귀까지 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 속 환상 세계가 발레 무대로 펼쳐진다.
로열 발레단,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 버밍엄 로열 발레단과 함께 영국이 자랑하는 4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이 오는 23~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헨젤과 그레텔’을 공연한다.
1959년에 설립되어 6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은 찰스 왕세자의 후원을 받는 발레단으로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 고전 발레는 물론 '하일랜드 플링', '로미오와 줄리엣',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현대적인 감각의 레퍼토리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세계 발레 무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번 내한공연은 1992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방한과 함께 이루어졌던 첫 내한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헨젤과 그레텔'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작곡한 동명의 유명 오페라 음악 위에 발레단의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이 안무를 입힌 작품. 햄슨 감독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스토리에 머물지 않고 스코틀랜드 지역민들과 함께 작업하며 독특한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가령 아이들에게 달콤한 사탕과 과자를 나눠주는 여자 선생님이 마을 학교에 부임한 후 아이들이 이유 없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는 설정, 집에만 머물게 된 아이들이 부모님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가 까마귀들에 이끌려 숲 속 깊숙이 들어간다는 설정 등은 발레 작품으로 탄생하며 각색됐다.
환상적인 소재를 무대화한 만큼 화려한 의상과 무대 세트 역시 기대를 모은다. 마녀로 변신하는 초승달의 여인, 잠든 아이들을 깨우는 이슬의 요정, 사탕과 과자, 케이크 등으로 가득 채워진 과자의 집과 화려한 연회까지 색색으로 꾸며진 무대와 독특한 디자인의 의상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2013년 12월 글래스고의 씨어터 로열(Theatre Royal)에서 초연된 당시 이 작품은 언론과 평탄의 격찬을 받았고 2016/17 시즌에도 총 56회 공연하며, 6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언론은 ‘다재다능함을 입증하는 눈부신 공연’(더 헤럴드), ‘화려한 의상과 스위스 시계처럼 정교한 안무’(선데이메일) 등 좋은 평가를 내놨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