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공사장에서 직원들에 폭언을 퍼붓고, 밀치거나 서류를 뿌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찰에 형사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피해자 여러 명에게서 진술을 받고 이씨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갑질 의혹이 커지자 지난달 23일 내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씨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이 호텔 공사가 진행되던 건물 옥상에서 여성 작업자에게 삿대질하고 나무라는 몸짓을 하는 제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점점 불어났다.
경찰은 당시 공사현장에 있던 피해자를 포함해 이른바 ‘갑질 의혹’과 관련된 피해자 여러 명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 조사와 증거수집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찰은 이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씨의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구속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검찰에서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조 전 전무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해 이르면 금주 내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업무방해는 물론 폭행 혐의도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폭행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해 폭행 혐의와 관련한 공소를 제기하기 어렵고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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