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한 단계씩 밟아가듯 성장을 거듭해 온 그룹 갓세븐(GOT7). 어느날 갑자기 ‘반짝’하고 성공한 스타가 아니기에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그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
데뷔 4년 동안 쌓아온 내공을 폭발하듯, 갓세븐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던 무대부터 팬클럽 아가새를 향한 배려까지 3시간을 빈틈없이 채웠다. 갓세븐과 아가새가 서로에게 자부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엿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갓세븐은 6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아이즈 온 유(EYES ON YOU)’를 개최, 2018 월드 투어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총 3일간 개최된 갓세븐의 이번 단독 콘서트는 전 세계 17세계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투어의 포문을 여는 공연으로 총 1만 8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막강한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올해로 데뷔 4주년을 맞은 GOT7은 이날 공연에 지난 세월을 응축하듯 오프닝부터 ‘열정’ 그 자체였다. 팬들을 바라보는 것 같은 눈을 형상화한 무대에 등장한 GOT7은 ‘하드캐리’, ‘skyway’, ‘OUT’, ‘Paradise’, ‘Prove It’ 등을 연이어 부르며 초반부터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약 1년 9개월 만에 개최한 국내 콘서트인 만큼 이날 갓세븐은 그동안의 히트곡을 포함한 총 30개의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 특히 세트리스트의 대부분이 리더 JB를 비롯한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만큼, 멤버들은 “이 곡을 만든 사람이 굉장히 멋있다고 들었다”며 서로를 띄워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팬서비스 또한 빠지지 않았다. ‘파이어워크(Firework)’에서는 공중으로 치솟아 2, 3층 팬들과 눈을 맞췄고, ‘걸스 걸스 걸스(Girls Girls Girls)’ 힙합 버전에서는 마샬아츠 트래킹으로 이름을 알렸던 팀답게 화려한 덤블링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홈런(Home Run)’ 때는 무대 곳곳을 누비며 팬들에게 공을 선물해주기도 했다.
반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애니메이션 영상은 팬들의 의외(?)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진영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내레이션까지 참여한 이 영상에는 연인의 만남, 이별 그리고 재회 과정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졌고, 이 사이마다 ‘니가 하면’, ‘온 몸이 반응해’, ‘쉬즈 어 몬스터(She‘s a monster)’, ‘페이스(Face)’, ‘니꿈꿔’ 무대를 배치, 영상과 함께 하나의 뮤직드라마처럼 흘렀다.
하지만 영상 속 두 사람이 ‘헤어졌다’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쏟아진 팬들의 함성에 장내는 금세 웃음바다가 됐다. 갓세븐 멤버들은 “여러분들이 이 코너를 은근히 즐기시는 것 같다. 몇 천 명이 이 순간만큼은 한 명인 것 같다”고 재미있어 했고, 진영은 “하면서도 팬들이 너무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콘서트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반응에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아(You Are)’와 ‘네버 에버(Never Ever)’로 다시 고조된 분위기는 앙코르 무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갓세븐은 이날 공연을 위해 멤버들의 미공개 유닛곡과 솔로곡을 공개했다.
붉은 조명과 불기둥이 치솟는 강렬한 무대에 등장한 진영과 뱀뱀은 ‘킹’으로 묵직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두 사람의 주변에는 깃발을 든 댄서들의 행렬이 이어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JB, 마크, 영재는 ‘씽크 어바웃 잇(THINK ABOUT IT)’이라는 곡을 공개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겨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이 곡은 세 사람은 감미로운 음색과 폭발적인 고음이 더해져 매력을 더했다.
유겸은 R&B 곡 ‘이젠’으로 솔로 무대를 꾸몄다. 몽환적이면서도 애절한 분위기를 자아낸 유겸의 무대 뒤, 이어진 잭슨의 무대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잭슨은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헝거(HUNGER)’를 선보였다.
이어 유겸과 잭슨의 유닛 무대가 펼쳐졌다. 두 사람은 세상에 어떠한 힘든 일이 있더라도 갓세븐과 아가새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내용이 담긴 ‘피닉스(Phoenix)’로 무대를 휘저었다.
공연 말미 영상을 통해 팬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한 갓세븐은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순간에도 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오늘이 모두 팬들이 만들어준 것임을 강조하며 감사를 전한 갓세븐 마크, JB, 뱀뱀은 결국 그동안의 시간들이 떠오른 듯 무대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그때마다 다른 멤버들 모두 다가가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감싸주며 진심으로 위로했다.
진영은 “이제 서울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를 간다. 세계의 팬 분들에게 얼마나 저희가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지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오겠다. 제가 여러분의 가수라서 정말 영광스럽다”고 감사를 전했다.
잭슨은 “데뷔했을 때 50명 정도 있었다. 그날을 아직 기억한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왔다. 처음 음반 나왔을 때 생각보다 안 좋은 결과에 힘들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 이 공연장에서 우리가 공연을 할 수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 아가새, 누구한테도 무시 당하지 않게 더 좋은 음악으로 증명하겠다. 다음에는 고척돔 가자!”고 의지를 다졌다.
JB는 “‘룩(LOOK)’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계속해서 달려온 게 헛된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 분들 뿐 아니라 후배, 동료 가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사실 제 자신을 많이 탓하게 되고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래도 음악하는 게 정말 좋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노력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뱀뱀 역시 “늘 팬들이 저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만 저희가 더 감사해야 한다. 음악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건 다 여러분 덕분이다.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앨범이 나오면 조회수 올리느라 잠도 못자는 여러분들에게 미안하다. 그 순간 정작 저희는 자고 있는데.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꼭 보답하고 싶다. 좋은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저희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하는 거다”고 전했다.
한편 갓세븐은 서울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방콕, 마카오, 모스크바, 베를린, 파리, 타이베이, 자카르타, 토론토, LA, 휴스턴, 뉴욕, 멕시코시티,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티아고, 싱가포르, 홍콩 등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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