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10월 개막하는 ‘2018 부산국제영화제’에 북한 영화인들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산영화제에 북한 영화인이 참여하는 것을 다양한 문화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9월에 열리는 ‘평양영화축전’에 남한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는 방안과 함께 일종의 ‘패키지’처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격년마다 개최되는 평양영화축전은 북한 내 최대 규모의 영화 행사이며,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시네마 축제다.
이에 앞서 남북 영화계는 정치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교류를 시도해왔다. 2000년엔 6월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뒤 11월 김동호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영화감독 임권택·강우석, 배우 문성근 등 영화인 11명은 평양을 방북해 북한 영화인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참여정부 시절에는 북한의 원작자(홍석중)와 영화화 계약을 맺고 만든 작품인 영화 ‘황진이’가 2007년 국내 개봉에 앞서 금강산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실향민의 아픔을 다룬 코미디 영화 ‘간 큰 가족’(2005년 개봉) 역시 북한에서 촬영을 진행한 작품이다.
정부는 영화 이외에도 다각적인 문화·예술계 교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정상회담 이전까지 국장급인 정책기획관이 주재했던 ‘남북 문화 교류 협력 특별 전담반 TF’를 1차관 주재로 격상해 일주일에 2~3차례 실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개성 만월대 유적 공동 발굴조사 △‘대고려전’ 유물 전시 △합작 문예지 ‘통일문학’ 재발간 등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겨레말큰사전 공동 작업은 2019년 편찬 완료를 목표로 2005년 이후 25차례나 남북 회의를 진행했으나 2010년 천안함 사태가 터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2007년 첫 삽을 뜬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 역시 북한의 핵 도발이 이어지면서 2016년 중단됐다. 정부는 공동 발굴 재개와 함께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2월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 유물을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통일문학’은 2008년 남북한 문인들이 뜻을 모아 창간한 문예지로 6개월 간격으로 3호까지 발간됐으나 이 역시 남북 관계 경색으로 중단됐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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