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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김희원, 천의 얼굴 가진 배우 꿈꾸지만..“천번 변신이 가능할까요?”

“연기비법? 캐릭터의 희로애락에 집중”

“70세까지 건강하게 연기하고 파”



30년차 배우 김희원의 대표작은 영화 ‘아저씨’(2010)이다.

‘아저씨’를 통해 ‘방탄유리 아저씨’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희원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미생’ ‘앵그리 맘’ ‘송곳’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의문의 일승’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다.

최근 ‘불한당’을 통해 제26회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여 연기력을 입증한 김희원은 “‘아저씨’처럼 인지도를 올려준 작품도 있고, ‘불한당’처럼 날 아이돌같이 만든 작품도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 김희원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지난해 영화 ‘불한당’에서 병갑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그는 이후 ‘불한당’의 팬들이 ‘불한당원’을 자처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불한당’은 하나의 특별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며 “여전히 놀랍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영화의 매력을 찾아내는 불한당원들로 인해, 자신도 몰랐던 영화의 마력을 발견하게 됐다고. 불한당원들로부터 ‘고병갑’이라는 극 중 이름이 새겨진 CEO 명패를 선물 받은 그는 “명패를 TV 앞에 놔두면서 매일 보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제가 출연한 영화고 제가 사랑하는 영화인데도 이 정도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궁금해서 집에서 다시 봤다. 영화가 매력이, 또 마력이 있다. 하지만 정말 신기하다. 저마저 못 발견한 마력을 발견해주시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

천상배우인 그는 “연기 잘 한다”는 말을 듣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그가 듣고 싶은 말은 “천의 얼굴”이다. 물론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문학적인 표현이라 감히 꿈만 꿔본다고 했다.

“매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를 보고, ‘이 사람이 이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놀라잖아요. 그런 말 듣는 것도 좋고, ‘배우가 우는데 나도 슬프더라’처럼 공감가는 연기다고 해주면 제일 좋더라구요. ”

이성적인 배우 김희원은 그런 말을 듣는 순간만 행복하고 나머지는 괴로움의 연속임을 밝혔다.

“칭찬의 말을 100프로 다 믿는 건 아니에요. 칭찬이란 게 ‘아 됐어’ 라고 그만하라고 말하면서도 그 시간은 행복하잖아요. 그래도 돌아서면 ‘아 어떡하지. 다음에도 잘 변신해야 할텐데’ 란 생각이 들잖아요. 그런 게 칭찬인 것 같아요.”









그는 작품에서 악역을 주로 맡았고, 그 중에서도 깡패 역할을 많이 맡았다. “연기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며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해서 매번 작품이 다를 순 없다”고 자평했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변신’에 대한 열망은 배우라면 모름지기 가져야 하는 법.

그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직업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 캐릭터의 희로애락으로 접근한다고 했다.

“희로애락이란 게 사실 직업과 상관없어요. 사람이 가진 희로애락이 직업과 무슨 상관이나. 제가 희대의 악인이든, 사람의 장기를 꺼내는 연쇄 살인마든 독특한 인물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 사람이 살면서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 인물도 인간이니까 희로애락이 있겠죠.”

“단 그 사람이 웃는 것과 제가 웃는 건 다르죠. 맨날 무표정인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활짝 웃는 것이고, 항상 웃는 사람은 껄껄 웃어야 웃는거잖아요. 희노애락 수위는 다르다는 거죠. 할아버지가 우는 것과 아이가 우는 건 다르죠. 그런 건 배우가 표현해야 할 연기라고 생각해서 하는데 인물의 감정의 최고점과 최저점도 생각하지만, 신신 감정에 충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그림으로 보여주는 변신은 항상 해야죠.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차원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1988년 12월, 고3때 ‘화랑원술’이란 창작 연극으로 데뷔한 김희원은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을 시작으로 매체 연기를 활발히 하기 시작했다. 연극 작품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은 작품을 해 왔다. 연기 인생 30년을 돌아본 김희원은 50년만 연기를 할 수 있어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나를 기억해’ 포스터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배우 이유영, 김희원


“올해가 배우 인생 30년째인데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요. 스무살 시절 연극 배우 선배들이랑 지방 공연 갔던 게 아직 생생한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나이를 먹어서 흰머리도 났어요. 50년 동안 연기하는 게 꿈인데 70세까진 할 수 있겠죠? 배우가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건강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순재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거죠. 그 나이에 그렇게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분이 없어요. 그 것 만해도 어마 어마하게 훌륭하신거죠.”

한편,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를 통해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희원은 차기작은 ‘뎀프시롤:참회록’(감독 정혁기)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뎀프시롤’은 과거의 실수로 무기력한 현재를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펀치드렁크 진단을 받은 뒤 ‘판소리 복싱’이라는 엉뚱하고 이상한 자신만의 복싱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체육관의 신입 관원이자 ‘병구’의 무모한 도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인물 ‘민지’ 역은 혜리가 맡았다. 김희원은 다 쓰러져가는 오래된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박 관장’ 역으로 가세한다. 2019년 개봉 예정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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