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달 사회과학대학은 채용공고를 내면서 경제학부 ‘경제학 일반’ 분야 교수 지원자 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했다. 사회과학대학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해야 한다는 양성평등기본법과 ‘양성평등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지원자를 여성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까지 서류를 접수한 결과 총 3명이 지원했다. 이르면 올 2학기부터 신임 경제학부 여교수가 강단에 설 예정이다.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전임 교수 35명은 모두 남성이다. 서울대가 개교한 뒤 경제학부 여교수는 지난 2009년 조교수로 임용된 중국인 손시팡 교수가 유일했다. 손 교수가 2014년 서울대를 떠나면서 경제학부 교수 35명 중 여교수는 단 1명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 경제학부는 그동안 ‘금녀 구역’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성 비율이 높은 공대도 여교수가 10명가량 있지만 경제학부에는 여교수가 1명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사회과학대 내 정치외교학부·사회학과·심리학과·인류학과 등 8개 전공 중에서도 여교수가 1명도 없는 전공은 경제학부가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여교수가 나오지 않은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 졸업생 비율을 꼽는다. 지난해 기준 경제학부 학부생 875명 가운데 남학생은 588명(67%), 여학생은 287명(33%)으로 전체 학생의 3분의1이 여학생이지만 1990년 이전만 해도 여학생 비율은 정원 대비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대는 교수사회 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 공대는 올 1학기부터 교수 임용과 승진·포상을 결정하는 대학 인사위원회에 여교수 참여를 의무화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 전체 교수 중 여교수 비율은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번 채용을 계기로 각 단과대학에서 여교수 임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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