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지 말라는건 다 이유가 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 어묵 관련 장면 배경으로 세월호 참사 뉴스특보 장면을 사용해 직원 중 일베 회원이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는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모델을 찍은 사진을 게재한 뒤 조롱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MBC 측은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에 대해 9일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문을 공개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영상담당 직원에게 모자이크 처리돼 전달받았다며 “편집과정 조사 후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제작진이 해당 장면의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냐는 점이다. 사과문 중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은 논란이 불거지기 전 제작진이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논란이 커지지 않으면 조용히 덮으려 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가 된 장면은 어묵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영자의 말과 함께 뉴스화면을 띄우고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제목의 기사처럼 만들어졌다. 이 배경으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특보 장면이 사용돼 비판받았다. 어묵과 세월호를 연관짓는건 우익사이트 일간베스트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여성일베’라 불리는 남성혐오사이트 워마드는 홍익대에서 유출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을 게재하고 조롱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건은 지난 1일 홍익대 미대 누드 크로키 수업 중 학생이 모델의 자신을 찍어 단톡방에 공유한 뒤, 이들 중 누군가 사진을 워마드에 올리면서 발생했다. 사이트 회원들은 남성 모델을 조롱하고 비하하면서 2차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익대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상대로 자백을 유도했으나 사진 촬영·게시자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9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유포한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의실과 피해자를 조사했고, 당시 강의실에 있던 학생과 교수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조사 중이다. 또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사진이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벌여 게재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