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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충분한 합의 수용 불가"…美, 압박수위 높이나

■美 '이란 핵협의' 탈퇴…북미 회담에 미칠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전격 탈퇴하면서 북미 ‘핵 담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이란 핵 합의에서 핵 능력 제한을 10~15년으로 한정한 ‘일몰규정(sunset provision)’에 강한 불만을 가져왔으며 이에 따라 북한에도 깐깐한 비핵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합의를 미국이 일방적으로 깬 사례로 북한이 북미회담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美, WMD 폐기·불시 핵사찰 압박

北 ‘핵담판’에 회의감 품을 수도



우선 미국은 북미대화에서 강도 높은 비핵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가장 큰 이유는 10~15년 후 핵 능력을 제고할 수 있게 한 일몰규정이었다. 경제 과실은 과실대로 주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핵 위기는 핵 위기대로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행동으로 이 같은 ‘한시적 비핵화’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으로, 북한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핵 합의 탈퇴 직후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이란 핵 합의 중 탄도미사일 관련 내용이 없었던 점과 군사기지 사찰이 제한된다는 것, 국제 사찰단이 요구하는 모든 장소에 대한 즉각적 사찰이 허용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에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폐기, 불시 특별사찰 허용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으로서는 이란 핵 합의 파기를 통해 북핵 협상에서 불완전한 합의는 하지 않고 WMD와 탄도미사일을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미국의 깐깐한 태도는 북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미국과의 핵 담판에 회의감을 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프랑스·독일 등이 핵 합의 유지를 촉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렸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잘못된 합의를 되돌리는 차원이라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언제든 합의를 깨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바마 전 미 대통령도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맹비난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그르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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