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편집한 영상을 사용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MBC가 또 다시 ‘일베’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배경으로 내보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장면에서 쓰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 영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논란을 빚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최승호 MBC 사장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MBC는 지난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다”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이다”고 전했다.
MBC 측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가 과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이라고 비하한 사건이 있어, 이영자의 어묵 먹방에 일부러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을 덧붙여 일부러 희화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MBC의 ‘일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2월 18일 방송된 ‘기분 좋은 날’에서는 유명 화가 밥 로스의 사연 소개 도중,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합성사진을 잘못 사용해 질타를 받은 사건이 있었으며, 2015년 4월 ‘뉴스데스크’에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식 엠블럼 이미지 대신 일베 합성 이미지가 등장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한 2017년 5월 ‘신비한TV 서프라이즈’와 그해 9월 ‘뉴스투데이’에서는 각각 인형의 저주와 관련된 사연과 방탄소년단에 대한 보도 중 故 노무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고의성이 없었다. 주의하겠다”고 사과했지만, 수차례 되풀이되는 사안에 그들의 사과는 좀처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최승호 사장이 부임했을 당시 “국민을 배신한 나쁜 뉴스를 반성한다”며 세월호 보도를 사과했던 MBC가 또 다시 세월호를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여론은 더욱 분노했다.
한편 MBC 측은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며 철저한 진상 파악을 약속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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