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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 값 100달러 가나…세계 ‘오일 쇼크’ 비상

/블룸버그




미국의 이란 핵 협정(JCPOA) 탈퇴와 이란·이스라엘 간 군사적 대립 확대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의 7월물 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 10일 기준 배럴당 77.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 중 7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유종의 가격이 78달러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 가격도 10일 전날보다 배럴당 0.22달러(0.3%) 상승한 71.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역시 이번 주 초 배럴당 70.40달러로 2014년 11월 이후 약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의 고공행진은 이란발 공급변수에 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제재’에 들어가게 되면,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석유수출 길이 막히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이란 제재로 원유 공급에 하루 평균 25만~35만배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핵 합의 파기 시한을 앞두고 산유국인 이란의 수출감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 주도로 대이란 제재가 재개될 경우 세계 소비량의 1%에 해당하는 월 100만배럴가량의 원유공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골란고원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유가의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여기에 미국 제재 여파로 국가 부도위기에 처한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이 줄어든 탓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지정학적 요소들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BoA는 브렌트유 가격을 내년 2분기 배럴당 90달러로 예상했으나 이란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런 전망을 내놨다.

중동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 유럽연합(EU)이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에 대한 첫 단독 제재로 맞서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양측이 평행선을 달려 유가 상승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핵 협정 탈퇴 선언 이틀 만인 이날 첫 단독제재를 내놓고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미 재무부는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에 자금과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환전 네트워크와 연계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계 각국은 이란이 환전을 목적으로 자국 금융기관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데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의 나 홀로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나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유가의 향방은 더욱 안개에 뒤덮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유가 안정을 위해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석유 시장 안정에 대한 우리의 공언을 확인하고 싶다”며 “OPEC의 지도자, 러시아, 미국과 긴밀히 연계 중”이라고 말했다.

산유국인 사우디는 유가 급등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이고, 이란과는 적대 관계라 미국의 핵 협정 탈퇴에 찬성하는 입장이라 유가 상승을 반길 수 없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 핵 협정 탈퇴 전에 사우디 등 원유 생산국들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8일 이미 관계국들과 이야기했기 때문에 핵 협정 탈퇴에 따른 유가 급등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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