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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들, ‘조양호 일가 퇴진’ 촉구 집회…박창진 사무장 사회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총수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 날 집회는 굵은 빗줄기 속에 열렸지만, 한진 계열사 전·현직 직원들은 하얀 우비에 가면을 쓰고 삼삼오오 집회에 참여했다.

제복을 입은 승무원과 기장들은 혹여나 신원이 드러나 사측이 불이익을 가할까 우려해 궂은 날씨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방금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한 승무원은 ‘크루’라고 적힌 가방을 든 채 집회장소를 찾았다.

일부 직원은 대한항공 승무원을 상징하는 하늘색 머리핀을 머리에 꽂은 채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마스크에 후드 모자까지 뒤집어쓴 채 무대 위에 올라온 한 직원은 “올해 사직을 앞두고 있지만 여러 사우님의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며 조금이라도 힘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고 외쳤다.

자신을 기장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총수일가가 각종 탈법, 불법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안에 아무도 견제할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노조가 힘을 키워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도중에 땅콩 모양으로 만든 대형 박이 군중 사이에 등장했고 콩주머니를 던져서 박을 터뜨리자 ‘조씨 일가 전원 아웃’이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총수일가의 갑질을 제보하기 위해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만든 관리자는 이날 배포한 호소문에서 “조 회장 일가의 불법 행위를 처벌하려면 각 사정기관과 국회 관계자분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어야 한다”며 “재벌 갑질 문화 개혁으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2014년 12월 조 회장 장녀인 조현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했다가 2016년 5월 복직한 박 사무장은 올해 후두부에 양성종양이 발병해 수술을 받고 휴가를 마친 뒤 업무에 복귀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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