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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협회, 블랙리스트 책임자 처벌 촉구...입장문 발표

최근 발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서울연극협회가 “조사내용이 역사 기록물에 그치지 않으려면 청와대는 제도개선위원회의 개선 권고 사항에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고 지난 10년간 후퇴된 예술생태계 복원에 적극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14일 내놨다. 협회는 또 블랙리스트 실행에 가담한 실무자 처벌을 촉구하고 서울연극제 대관배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폐쇄 사건 등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를 발족하고 지난 8일 약 10개월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문체부는 총 9,273명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명단을 작성하고 사찰, 감시, 검열, 배제, 통제, 차별 등으로 문화예술계 통제에 나섰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가범죄 행위가 낱낱이 밝혀졌지만 지난 정권의 일이라고 외면하고 예술가들의 자유를 빼앗던 부역자들을 방관하고 있지 않느냐”며 블랙리스트 실행에 가담한 문체부와 청와대 실무자 처벌을 촉구했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근시안적인 문화정책과 미온적인 인사시스템은 변함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협회는 “아직도 관련 공무원들의 처벌은 교묘한 자리이동으로 그 엄중함을 희석시켜 연극인들을 조롱하고 있다”며 “적폐를 애써 못 본 척 덮으려는 청와대, 블랙리스트를 진두지휘했던 문체부, 수족이 되어 움직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통열한 자기 반성 없는 마무리에 서울연극인은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종합발표에 관한 서울연극협회 입장문 전문.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전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종합발표에 관한 서울연극협회 입장

슬프다!~ 의분(義憤)없는 삶이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문화예술계를 향해 박근혜정권이 저지른 만행조사를 위해 2017년 7월3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지난 2018년 5월8일 약 10개월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와 국정원, 문체부가 총9,273개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명단을 작성하고 실행체계를 가동시켜 사찰, 감시, 검열, 배제, 통제, 차별 등을 자행하였으며, 예술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 국가범죄를 저질렀음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부정한 권력에 머리 숙인 채 연극인들의 목을 죄던 보이지 않은 손들은 어디에 있는가?

40여년을 지켜온 서울연극인들의 연극제에 찬물을 끼얹고, 협회장 선거에 더러운 마수의 손을 뻗친 자들은 도대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람이 중심 되는 문화”를 외치는 문체부는 그리고 청와대는, 도대체 무엇이 변했는가?

지난 정권의 일이라고 외면하며 예술가들의 자유를 빼앗던 부역자들을 방관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 비열한 권력 남용의 작동점이었던 문체부는 진정 반성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정부가 바뀌었어도 변화 없는 근시안적 문화정책은 미온적 인사시스템으로 그 답을 대신하고 있다. 또한, 지난 정권의 추악한 권력 뒤에 숨어 연극인들의 숨통을 조이던 실세들은 숨죽이고 이 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으며, 아직도 관련 공무원들의 처벌은 교묘한 자리이동으로 그 엄중함을 희석시켜 연극인들을 조롱하고 있다. 이것이 적폐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적폐를 애써 못 본 척 덮으려는 청와대, 블랙리스트를 진두지휘했던 문체부, 수족이 되어 움직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통열한 자기 반성없는 마무리에 서울연극인은 분노한다. 어떻게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연극인들이 국가문화예술발전의 비전을 이 정부와 함께 논의하고 꿈꿀 수 있겠는가.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 굴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에게 다시 묻는다.

누군가 부당하게 당신 책상을 몰래 치웠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연극인들은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는 보존을 위한 역사기록물이 아니다. 변화를 위한 한걸음일 뿐이다.

청와대는 국가정책의 수장으로서 블랙리스트 조사결과와 권고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으로 지난 10여 년 간 후퇴 된 예술생태계 복원에 적극 응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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