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5일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미국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힌 뒤 “이번 회담이 1973년 파리정전회담과 같은 모습으로 끝나게 되면 한반도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73년 당시 키신저 미국 안보보좌관과 레둑토 북베트남 정치국원이 양국 간 종전을 선언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해 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2년 뒤 베트남이 공산화되고 뒤이어진 숙청으로 수백만 명의 난민을 만들어냈다. 홍 대표가 파리정전회담을 예시로 든 것도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에 집착해 북핵 문제의 핵심을 비껴갈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북핵 관련 국내 여론의 지나친 낙관주의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지난 판문점 선언 때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 한마디만 했는데 언론에서 마치 북핵폐기가 완료된 것 인양 보도만 하고 있다”며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미국이 보도된 내용대로 한다면 전쟁 패전국에 대한 무기 처리 절차대로 하겠다는 그런 조치인데 북한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 있느냐”라며 “레이건이 소련과 군축회담 때 ‘믿어라. 그리고 협상하라’고 했지만 나는 북핵 협상에 대해 거꾸로 ‘믿지 마라. 그러나 협상하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회의에서 백악관에 보낼 북미정상회담 관련 공개서한 내용을 정리하기로 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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