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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김민교 “아내, 라이터 빌려달라는 모습에 반했다”





15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나는 배우다, 김민교’ 편이 전파를 탄다.

▲ ‘라이터 빌려달라는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 김민교가 부인 만난 러브스토리

눈알 하나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남자. TVN 코미디쇼 에서 ‘최순실’, ‘쩐유라’를 비롯, 화제의 인물을 패러디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민교. 하지만 무명의 서러움은 아주 긴 시간 그를 따라다녔다. 고단한 삶에서 연극만이 유일한 도피처이던 어느 겨울, 운명같이 나타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지금의 아내 이소영 씨.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거문고를 전공하는 학생이던 소영 씨는 방학을 맞이해 연극 매표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당시 연극의 주인공이던 김민교를 만났다. 순진한 얼굴로 라이터를 빌려달라던 그녀. 그는 한 겨울에 라이터로 테이프를 녹여가며 포스터를 붙이는 그녀의 모습에 반했다. 그녀는 옥탑방에서 먹는 천원어치의 떡볶이도 함께라면 행복하다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전 어찌도 인생을 이렇게 못나게 살아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기회는 저보다 빠른 사람들이 차지하고, 성공이라는 놈은 저보다 잘난 사람이 다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가난한 연극배우고, 얼굴도 모르는 영화배우지만 당신이 옆에 있어주고 믿어 준다면 그 누구보다 진실 된 연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연기보다 더 진실 되게 사랑하겠습니다.소영아 나랑 결혼해 주겠니?’

- 김민교 프로포즈 편지 中 -

처가의 반대를 이겨내고 마침에 4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된 두 사람은 꽤나 바쁘다. 산책시켜야 하는 개들만 5마리, 거기다 길고양이, 동네 유기견들까지 챙기려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함께 있을 때 가장 즐겁다는 결혼 9년차 부부. 인생의 가장 어두울 때 만나 함께 숱한 고비를 헤쳐온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와 소박한 전원생활이 ‘휴먼다큐-사람이좋다’에서 공개된다.

“오빠는 정말 배울 게 많은 사람이었어요.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인생의 밑바닥까지 경험하고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걸 보면서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인생의 고난도 씩씩하게 헤쳐 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 아내 이소영 씨 인터뷰 中

▲ 1500평 대저택에서 판자촌으로, 스님의 아들로 살아야했던 파란만장 인생사

김민교는 유복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당시 유명 종합병원의 원장이었던 아버지는 개를 좋아하는 김민교를 위해 30마리나 되는 개를 키울 정도로 아들에게 한없이 헌신적인 부모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아버지가 큰 사기에 휘말리면서 가세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1500평 대저택에 살다가 한순간에 판자촌 쪽방을 전전하게 된 김민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아버지는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 그런 아버지가 기댈 곳은 종교뿐이었다. “더 이상 아버지라 부르지 마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스님이 되신 아버지. 눈앞에 닥친 가난보다 태산 같았던 아버지가 무너졌다는 사실이 더욱 그를 힘들게 했다. 존재만으로 든든했던 아버지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아픈 존재가 되었다.

이후 15년을 먼발치에서 아버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김민교. 췌장암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서야 마침내 아버지를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15년의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지극정성으로 아버지를 모셨던 김민교. 매일 매일 찾아뵙기 위해 아버지의 사찰이 있는 시골 마을로 거처까지 옮겼다. 아들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없는 형편이지만 결혼도 서둘렀다. 정성이 통했는지 3개월을 못 넘긴다던 아버지는 3년을 더 사셨고, 아들이 결혼을 보고서야 눈을 감으셨다

“제가 이제 가장이니까 힘들어도 기댈 수 있는 기둥이 없잖아요. 힘들고 정신적으로 괴로울 때 그럴 때 가장 생각나죠. 결혼하고 제가 사기를 당한 적이 있는데 저 혼자 힘든 건 괜찮은데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안 좋은 생각도 많이 들고... 그 시기를 겪으면서 ‘아버지는 그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 시간들을 어떻게 버티셨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 김민교 인터뷰 中

이제는 아버지의 무게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그. 결혼 후 당한 사기. 힘들어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보며 가장의 책임감과 외로움이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가 로 성공하기 1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미처 잘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사무친다는 김민교. 그의 절절한 사부곡을 ‘사람이 좋다’에서 담아본다.

▲ 다른 누구도 아닌, ‘배우 김민교’의 분투기

개그맨 보다 웃긴 코믹 연기로 종종 개그맨으로 오해 받기도 하는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는 연극 경력만 25년인 탄탄한 연기 내공의 소유자다. 연기파 배우의 산실이라 불리는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98년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영화 ‘성철’로 데뷔했던 그. 장밋빛 미래만이 가득할 것 같았지만 이후 동기들 하나둘 이름을 알리고 자리 잡을 때 그는 20년 가까이 단역과 연극 무대를 전전해야했다. 그러나 그는 그 시기를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형은 연출로도 대학로에서 굉장히 유명했어요. 배우가 극본을 써서 연출을 하고 그게 대박이 난 그런 상황은 거의 없거든요 대학로에서. 형은 연출력이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도 극에 대한 맥락을 정확히 짚어요.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이 형은 ‘연기도 잘하는데 그런 재능도 있구나’ 그거 쉽지가 않거든요.”

- 배우 정상훈 인터뷰 中

10년 동안 20여만명이 넘는 관객을 웃기고 울린 연극계의 스테디셀러 ‘광수 생각’은 김민교가 처음으로 연출과 각본을 맡았던 작품이다. 이후 그는 본인의 창작극 ‘발칙한 로맨스’까지 흥행시키며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 극본까지 다 되는 대학로의 전설이 됐다. 하지만 이후 바빠진 탓에 잠시 무대를 떠나있었던 김민교. 그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섰다! 밀려드는 스케줄 마다하고 그가 연극에 올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석자 아는 이 없던 시절부터 자기를 불러주고 인정해줬던 무대. 본인이 받았던 기회를 후배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소망 하나로 대학로에 다시 돌아왔다. 개그맨 보다 웃긴 사람에서 연기파 배우로 그리고 이젠 카리스마 넘치는 작가이자 연출가로 우리 앞에서 선 배우 김민교. 그의 이유 있는 도전을 ‘사람이 좋다’에서 그려본다.

“저는 만약에 집이 그대로 잘 살고 그랬으면 지금만큼 연기 못 했을 것 같아요. 인간 김민교에게는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니 배우 김민교로서는 굴곡이 있는 삶을 살아볼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 김민교 인터뷰 中

[사진=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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