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6일 새벽 리선권 대표단장 명의 통지문을 보내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1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공군 연합 훈련 ‘맥스 선더’와 14일 국회 강연과 자신의 저서 출판 기념 간담회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발언을 한 태영호 전 공사 때문이다.
1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행보에 대해 ‘쇼맨십’라고 비판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을 두고 “권력을 거저 넘겨 받아 카리스마를 창출하지 못한 것에 태생적인 콤플렉스가 있다”며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009년부터 시작된 ‘맥스 선더’는 매년 실시하는 한미 연합 훈련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긴급회동을 하고,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중지 발표 등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서경스타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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