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해 9분기 만에 위축세로 전환했다.
일본 내각부는 16일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2%, 연율 환산으로 0.6% 각각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 분기 대비 0.0%, 연율 환산 0.1% 감소를 밑도는 수치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0.2% 감소해 시장 예상치(0.3%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일본 GDP는 전 분기 대비로 2015년 4분기 0.3% 감소(연율 마이너스 1.1%)를 보인 이후 2016년 1분기부터는 8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1분기 GDP 감소가 확정되면 일본 거품경제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89년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던 성장세가 끝난다. 그 이전 기록은 1986년 2분기부터 1989년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성장이었다.
정체된 민간 소비와 예상보다 저조했던 기업 설비투자가 1분기 GDP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1분기 민간 소비는 시장 예상치와 같은 0.0%(전 분기 대비)였다. 기업 설비투자는 0.1% 감소로 0.4% 증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은 성명을 통해 마이너스 성장이 농산물 가격 상승, 스마트폰 판매 저조와 같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일본 경제가 일시적 위축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2분기부터는 다시 확장을 시작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어떤 전환점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라며 “부진한 소비와 설비투자로 전반적으로 국내 수요가 약했지만, 사람들의 소득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SMBC닛코증권 수석 마켓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세계적으로 IT 관련 품목들이 조정기에 있고 이것이 일본의 수출과 공장생산에 압박이 됐다”며 “세계 경제가 잘 흘러가고 있고 엔화는 달러당 110엔을 넘었다. 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강한 회복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호무역 스탠스에 있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수출 수요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어 강한 회복세를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마스지마 유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탄탄해 2분기부터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보호주의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무역수지를 훼손하고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38% 내린 22,731.09에, 토픽스는 0.18% 하락한 1,801.98에 16일 오전 장을 마쳤다. 엔화는 전날보다 0.32엔 절하돼 달러당 110.22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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