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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기업의 도리

박동혁 쉽빌딩메이트도해 사장





기업은 하나의 생명체이며 시장은 다양한 생명체가 공생하는 거대한 생태계다. 기업을 생명체라고 본다면 그 특성을 닮아 성장하고 그러다 질병에도 걸리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유한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기업도 우리 몸과 마찬가지로 건강할 때는 건강한 상태를 당연하게 느끼고 받아들이지만 질병에 걸리게 되면 아픔이나 불편한 증상을 느끼게 돼 진찰을 받고 처방받아 병을 치료하게 된다.

기업이 아플 때를 보면 외상을 입었을 때, 즉 외부 환경의 변화나 시장 상황의 변동, 경쟁사들의 전략적 행위로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는 상처가 눈에 보여 외과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내부의 리더십이나 기업문화에 문제가 생겨 내상을 입었을 때는 그 증상이 심각하게 드러날 때까지 통증을 느낄 수조차 없다. 그래서 기업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깨어 있는 리더십, 기업가치와 기업의 존재 이유, 이해관계자의 원칙과 도덕성을 지키고 공동선의 가치를 실현하는 탁월하고 각별한 리더십은 그 생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생명의 정의와 특성을 몇 가지 알게 되면 생명을 잘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올바른 방법들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생화학자 루돌프 쇤하이머는 생명이란 요소가 모여 완결된 구성물이 아니라 요소의 흐름이 유발하는 효과이며 끊임없는 대사의 변화로, 그 변화야말로 생명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했다.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동적 평형 상태를 이룬다고 정의했다. 또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무질서도 증가)에서 벗어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생명의 특질이라고 했다. 생명의 특징으로 기업을 바라보면 끊임없는 에너지 대사는 지속성의 유지를 위한 경영활동을, 항상성이나 동적 평형 상태, 질서 유지의 본성은 모든 이해관계자 간의 균형 유지를 잘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생명 현상의 관점에서 본 비유만으로는 기업의 본질과 추구하려는 비전, 핵심가치에 대한 철학 등을 밝혀내기 어렵다. 사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드러나 보이는 건강 상태보다 보이지 않는 기업의 운영철학과 올바르며 공동선을 위한 리더십, 그리고 기업문화에서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기업의 리더는 패러독스 리더십, 즉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가 합해진 역설적 융합을 보여주고 있으며 규율의 문화와 기업가 윤리가 위대한 기업의 중요한 요소임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 상실과 일탈행위들은 그 자체로도 해당 기업에 큰 손해를 끼치지만 사람이 기업의 주체이고 운영의 중심에 있음을 알고도 그랬다면 사람이 해야 할 도리마저 외면했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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