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여야의 선거자금 모금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 후보들의 경우 선거자금펀드가 개설되자마자 순식간에 수억원이 넘는 돈이 몰려드는 반면 야당 후보들은 펀드 개설은 엄두도 못 내거나 개설해도 목표액 달성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7일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박원순 펀드’를 개설한 지 14분58초 만에 181명이 참여하며 목표액 14억원을 달성했다. 박 후보 캠프는 당초 19일까지 사흘간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15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목표금액 모집에 성공했다. 박 후보 측은 연 이자율 3.27%를 적용해 지방선거 두 달 뒤인 8월13일 투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펀드 개설 52시간 만에 5,778명으로부터 39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모금한 바 있다. 박 후보 측은 “추가 펀드모집계획을 묻는 전화와 함께 선거후원 문의와 후원 약속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거돈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비용 모금을 위한 ‘OK 시민 행복 펀드’도 15일 개설 이후 만 하루 만에 목표액(12억원)을 채우고 마감했다.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도 14일 선거 펀드를 출시한 지 5시간 만에 목표금액 5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민주당 소속의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역시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펀드가 개설된 지 나흘 만에 목표액 11억원을 조기 마감했다.
이처럼 여당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에는 일찌감치 불이 붙은 반면 야당 후보들의 주머니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는 16일부터 펀드 모집을 시작했지만 엿새가 흐른 22일 오후2시 현재 목표액(10억원)의 절반을 겨우 넘은 5억1,793만원을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박경국 한국당 충북지사 후보 역시 5억원을 목표로 선거자금 모금을 진행 중이지만 이날까지 아직 3억원도 채우지 못했다.
/김현상·박우인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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