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모바일 시장에 돌아온 지 1년 4개월 만에 7,0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3일(현지시간) 오프위크(OFweek)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 복귀 이후 16개월 만에 약 7,000 만대의 판매고를 작성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대수가 1,000만대가 넘었다. 지난해 연매출도 21억 달러(약 2조8,000억원)로 중국 주요 스마트폰 기업 메이주(약 3조3,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노키아의 ‘부활’은 중국과 인도 시장에 두드러진다. 중국에서 ‘노키아6’와 ‘노키아7’을 잇따라 내놓으며 호평을 받았는데 이달 16일에는 ‘노키아X6’을 출시하고 또다시 성공적 시장 진출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1,299위안(약 22만1,300원)의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 3월 출시한 2,300위안(약 38만원)짜리 ‘노키아7 플러스’는 5분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과거 중국 시장에서 10년 이상 모바일 시장 1위를 기록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복귀 1년 만에 인도 시장에서 톱5에 진입한 비결은 ‘인지도’와 ‘가성비’다. 올해 3월 HMD는 인도 시장에서 540위안(약 9만 2천 원) 짜리 ‘노키아1’을 출시했다. 이 판매가는 샤오미의 인도 현지 인기 저가 브랜드인 ‘홍미’ 시리즈보다 낮은 것이다. 높은 인지도의 제품이 낮은 가격을 택하자 인도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피처폰은 스마트폰 보다 더 큰 흥행 날개를 달았다. 지난 1년 간 노키아는 주로 피처폰에 주력해 왔고 지난해 판매량만 6,000만대에 달한다. 주로 아프리카와,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인도 피처폰 시장에서는 이미 톱5에 진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하이엔드와 로우엔드 모델에 걸쳐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1,0000 만대 가량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특히 성공 요인인 다모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년 여간 16개의 모델을 출시했다. 여기에 품질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 브랜드의 약점을 보완한 강력한 경쟁자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트너사인 폭스콘 자체가 노키아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폭스콘은 주 고객사인 애플과 충돌을 피하면서도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으로 노키아와 손잡았다. 폭스콘이 노키아 피처폰의 생산·A/S를 책임지는데 화웨이와 샤오미 등 OEM을 맡고 있는 중국산 휴대폰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성공 덕분에 노키아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HMD글로벌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폭스콘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078억원)를 투자받고 10억 달러(약 1조787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HMD글로벌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주요 시장의 유통 채널을 두배로 넓힐 계획이다. 다양한 기기를 출시해 여러 유형의 사용자를 동시에 만족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노키아가 관료화의 늪에 빠져 몰락했다면 HMD글로벌은 스타트업다운 빠른 의사결정으로 시장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처폰이라는 틈새시장을 지배해 유니콘이 된 HMD글로벌이 스마트폰 주자가 될 수 있느냐가 진짜 노키아폰 부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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