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사임을 발표했다가 한 달 만에 번복했던 사드 하리리(48) 레바논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하리리 총리를 다시 지명했다.
연임된 하리리 총리는 연립내각을 새로 구성할 예정이다. 하리리 총리는 이날 아운 대통령과 면담한 뒤 “대통령이 나를 총리로 지명해서 영광”이라며 “지금부터 새 내각을 구성하는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아운 대통령은 총리 지명과 관련해 의회 의원들과 회의를 했고 의원 128명 가운데 111명이 하리리 총리에 찬성했다.
하리리 총리는 2009년 1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첫 번째 총리직을 수행했고 야당 지도자 생활 등을 거쳐 2016년 11월 다시 총리에 올랐다.
새 내각에서는 친이란 성향의 이슬람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헤즈볼라와 동맹그룹은 9년 만에 실시된 의회 총선에서 과반인 70석 이상을 확보했다. 반면 하리리 총리가 속한 이슬람 수니파 정당인 ‘미래운동’은 21석으로 종전보다 의석이 줄었다.
그런데도 하리리 총리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레바논의 독특한 정치 체제 때문이다.
레바논은 이슬람교와 가톨릭, 그리스정교 등 여러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모자이크 국가’로 불린다
대통령은 종파 간의 권력 안배를 규정한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몫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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