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30대 후반 이상의 바리톤이 ‘제르몽’ 역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김주택의 이번 출연은 대단히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853년 베네치아에서 초연한 이후 베르디 오페라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조르주 제르몽’은 ‘알프레도 제르몽’의 아버지로, 명예를 사랑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알프레도’의 연인 ‘비올레타’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만, 결국 그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인정하는 인물이다. 대표적인 아리아로 2막에서 부르는 ‘Di Provenza il mar, il suol(프로벤차 고향의 하늘과 땅을 너는 기억하니?)’가 있으며, 중후한 저음을 바탕으로 고뇌를 담은 고음까지 소화해야 하는 ‘베르디 바리톤’을 대표하는 명곡이다.
바리톤 김주택은 ‘제르몽’ 역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그동안 많은 공연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라 페니체 극장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전부터 ‘제르몽’의 아리아와 ‘비올레타’와의 듀엣은 다수의 협연 무대로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바리톤 김주택은 제49회 프랑스 툴루즈 국제성악콩쿠르 1위, 야마하 국제성악콩쿠르 1위, 이탈리아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 2위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유럽의 떠오르는 바리톤 유망주로 입지를 굳혔다. 2009년 이탈리아 예지 페르골레지 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의 ‘피가로’ 역으로 데뷔한 이후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피렌체 극장,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등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오페라의 주역을 맡아왔다. 특히 2015-16시즌에는 로마 국립 오페라 극장의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 역에 한국인 최초로 데뷔하며 호평을 받는 등 차세대 최고의 바리톤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바리톤 김주택이 ‘제르몽’으로 캐스팅된 이번 무대는 5월 5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올려진다.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마친 후에는 6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 재연 무대에서 주인공 ‘준’ 역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