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방문한 취재진이 호텔 외부로의 출입이 통제되는 등 한동안 발이 묶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오후 예정됐던 시찰 계획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호텔에서 뭔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창문 밖을 보지 말고 호텔 안에 있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 대부분이 원산 프레스센터에 모여있고, 북한 경호원들도 자세한 상황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리플리 기자는 “밖에 나갔던 동료 기자가 안으로 들어가라는 얘기를 들었고, 호텔 주변 경비가 강화됐다는 징후를 느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풍계리 취재를 마치고 이날 오전 강원도 원산으로 돌아온 기자들이 숙소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만 해도 오후 원산 갈마지구 외출 계획이 통보된 상태였다. 그러나 북측은 오후 2시께 숙소인 갈마초대소(호텔)의 외부 게이트를 닫고는 객실로 이동하는 기자들에게 잠시 방에서 대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오후 3시께 북측은 호텔 정문까지 닫았기에 기자들은 호텔 내부에 발이 묶였다.
리플리 기자는 “우리가 있는 호텔은 정규 비행 스케줄이 없는 공항 옆에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약 30분 전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해당 트위터를 올린 후 약 2시간 후 “한 시간 전 비행기가 이륙했고, 5분 후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인터넷은 차단됐지만 지금은 다시 들어왔다.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원산을 방문했고 왜 우리가 몇 시간 동안 안에 있어야 했는지는 내일 (북한 언론을 통해) 알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마이클 그린필드 프로듀서도 트위터에 “1시간 반 동안 매우 초조한 상태: 원산에서 실시간 보도를 위해 호텔 바로 밖에 있는 위성 방송 안테나에 가는 게 허용되지 않고 있다. 북한 관계자들은 아무런 설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3시간 가량 감금 끝에 마침내 다시 호텔을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물론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는 모른다’는 흔한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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