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노선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되면서 서울 강동구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인근 단지의 호가가 매매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억원 가량 치솟으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9호선 연장 소식을 접한 일부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27일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덕역 인근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97㎡는 최근 호가가 15억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3월 입주한 이 아파트 전용 97㎡ 고층부는 분양가가 7억원 후반대였지만 지난해 12월 10억3,500만원까지 오른 뒤 지난달에는 14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고덕숲아이파크는 실거래가가 오르진 않았지만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 속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상일동의 M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면서 “고덕숲아이파크는 매매가가 올 초에 비해 1,000만원 정도 소폭 하락한 경향이 있지만 이번달에만 6건 이상 계약이 되는 등 관심이 많은 단지”라고 설명했다.
9호선 4단계 연장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상담을 원하는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L중개업소 관계자는 “샘터공원 쪽 단독주택을 수년간 보유하고 있다가 팔아버리려고 매물로 내놨는데 9호선 호재 소식을 듣고 매물을 다시 거둬들여야 되는 게 아니냐고 묻는 전화도 있었다”면서 “주로 어디 단지까지가 수혜 단지가 될 것이냐 또는 얼마나 오를 것 같냐는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분양이 예정된 고덕자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덕자이는 GS건설이 선보이는 아파트로 총 1,824가구 중 864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고덕자이 분양가가 3.3㎡당 2,300만~2,500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호선 4단계 연장은 강동구 보훈병원에서 고덕샘터공원까지 구간에 생태공원 사거리역, 한영고역, 고덕역, 샘터공원역 4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4단계 개통 뒤엔 고덕동에서 강남권까지 30분안에 닿게 돼 인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강동구 고덕지구 일대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9호선 4단계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촉구를 위해 이달 초까지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의회의장, 강동구청장, 지역구 의원 등과의 면담을 통해 연장사업 지지 운동을 벌여왔다. 강동구 일대 집값에 이번 호재의 비중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강동구 일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7월 4억9,531만원이던 강동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22% 오른 6억432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는 16% 올라 지난달 4억4,229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일부 관계자들은 실제 개통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이미 시세에 호재가 반영돼 있어 집값 상승 여력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9호선 3단계 연장 노선이 2009년 착공해 올해 10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것을 보면 실제 9호선 4단계 연장노선도 개통하기까지는 7년은 봐야 한다”면서 “수년 전부터 기대감이 반영돼 시세가 올랐기도 하고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된 뒤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