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조계종 원로의원인 속초 신흥사 조실(참선을 지도하는 직책 또는 그 직책 가진 승려) 무산 스님의 입적 소식에 과거 인연을 거론하며 “스님의 입적 소식에 아뿔싸! 탄식이 절로 나왔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불가에서 ‘마지막 무애도인’으로 존경받으셨던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 오현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산 스님은 오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시조시인으로, 조오현이 무산 스님의 속명이자 필명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그의 한글 선시가 너무 좋아서 2016년 2월 4일 ‘아득한 성자’와 ‘인천만 낙조’라는 시 두 편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다”며 “이제야 털어놓자면 스님께선 서울 나들이 때 저를 한 번씩 불러 막걸릿잔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시자 몰래 슬쩍슬쩍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주시기도 했다. 물론 묵직한 ‘화두’도 하나씩 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언제 청와대 구경도 시켜드리고, 이제는 제가 막걸리도 드리고 용돈도 한 번 드려야지 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다”며 “얼마 전에 스님께서 옛날 일을 잊지 않고 ‘아득한 성자’ 시집을 인편에 보내오셨기에 아직 시간이 있을 줄로 알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스님은 제가 만나 뵐 때마다 늘 막걸릿잔과 함께였는데 그것도 그럴듯한 사발이 아니라 언제나 일회용 종이컵이었다”며 “살아계실 때 생사일여, 생사를 초탈하셨던 분이셨으니 ‘허허’하시며 훌훌 떠나셨을 스님께 막걸리 한잔 올린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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