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가 반군과 체결한 평화협정의 향방을 좌우할 대선 투표가 27일(현지시간) 시작됐다.
3,600만 명에 달하는 콜롬비아 유권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5명의 후보를 놓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대선 전 발표된 여론조사대로라면 차기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17일 득표율 1, 2위를 기록한 좌우 성향의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현지 유력 일간지인 엘 티엠포가 지난 11일 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파 민주중도당 후보인 이반 두케 전 상원의원이 34%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좌파 진영 후보인 구스타보 페트로 전 보고타 시장은 22.5%, 중도 성향의 세르히오 파하르도 후보는 13.8%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변호사 출신의 두케 전 상원의원은 강경우파 성향의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낙점한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진다.
친시장주의자인 두케는 법인세 등 각종 세금 인하, 조세포탈 단속 강화, 국가재정 적자 축소를 강제하는 재정준칙의 완화, 치안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선 기간 내내 좌파를 선출하면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행정 경험이 적은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페트로 후보는 1973년에 결성된 좌파 게릴라 조직인 M-19 출신으로 2012∼2015년 보고타 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부패 척결과 보건, 의료, 교육 분야의 무상복지 등을 내건 그는 서민층과 기성 정치에 실망한 대학생 등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정부가 2016년 11월 옛 최대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체결한 평화협정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FARC는 정당으로 거듭났다.
중도우파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3선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는 오는 8월 퇴임한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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