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HSR 사업은) 취소될 것”이라며 “우리는 불필요한 프로젝트를 치워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 중 하나는 말레이시아의 재정 상황을 바꾸는 것”이라며 “HSR는 우리가 막대한 비용 부담은 지면서 1센트도 못 버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HSR 사업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첫 국가 간 고속철도로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이을 계획이었다. 현대로템 등 한국 컨소시엄을 비롯해 일본의 JR히가시니혼, 중국계 기업까지 입찰 개시 전부터 관심을 표명해왔으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정부는 연말께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HSR 사업 재검토에 나선 것은 정권교체 후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하티르 총리가 이끄는 말레이시아 신정부는 국가부채가 지난해 발표와 약 3,000억링깃이나 차이 나는 1조링깃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54%에서 약 80%로 올라간다. 이는 인도네시아(29%), 태국(42%) 등의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재정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과 맞물려 외국인 자본 이탈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HSR가 국가 간 사업인 만큼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와 협상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하티르 총리는 “싱가포르와 프로젝트 취소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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