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붓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69) 이사장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전날 오전 10시부터 15시간가량 이 이사장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이 이사장이 극히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대부분의 수사관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 이사장에게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11명을 확보했다. 일부 피해자는 이 이사장이 가위와 화분 등 위험한 물건을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상습폭행 혐의는 상습성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범행 횟수는 상습폭행이 맞는지를 따지는 기준 중 하나일 뿐이어서 경찰은 다른 증거를 통해 상습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또한 위험한 물건을 던졌다는 피해자들의 주장 역시 관련 증거를 확보해야 특수폭행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 이사장의 진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 피해자들을 불러 추가 진술을 들을 방침이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약 한 달 동안 이 이사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했다. 경찰이 확보한 피해자는 모두 이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께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폭행하고 2013년 여름께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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