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 측에서 단독 배석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30일 베이징을 통해 미국으로 향한다. 판문점 북미 의제 협상을 이어받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최종 ‘핵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북미회담을 위해 훌륭한 팀을 구성했다”며 “김 부위원장이 뉴욕으로 오고 있다”고 확인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 편지에 대한 확실한 응답,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29일 오전10시께(현지시각) 고려항공 편으로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으며 30일 오후1시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당초 29일 오후1시25분 베이징발 워싱턴행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베이징 도착 후 예약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공항에서 중국 측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에서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도 목격됐다. 이런 가운데 판문점·싱가포르 북미 실무협상도 숨 가쁘게 진행됐다. 지난 27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머리를 맞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은 본국 정부에서 훈령을 받기 위해 28·29일에는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30일 다시 논의를 이어간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만나 구체적인 의전·경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추가 대북제재를 무기한 연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러시아·중국 업체 제재와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 추방 등이 포함된 36건의 추가 대북제재를 검토해왔지만 북한과의 대화국면임을 고려해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미국이 자제한 것으로 북미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태규·이현호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