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한반도 안보 상황은 해일에 버금갈 정도로 격랑의 파고가 높다. 높은 파고의 근원은 잔혹한 독재불량정권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돼 강대국 미국을 협박했음에 그 뿌리가 있다. 북한이 ‘워싱턴 불바다’ 혹은 ‘괌도 공격’ 등 미국을 협박하자 미국은 북한을 ‘미국 살해를 공언한 살인미수범’으로 인식했고 미국 의회는 지난해 10월26일 ‘415대2’라는 전대미문의 초강경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의안은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을 해칠 수 있는 재앙을 제거하기 위해 강한 힘을 실어주는 초강경 조치였다.
미국은 자국을 위협하는 재앙을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않고 일단 재앙의 실체를 인식하면 그 재앙이 현실적인 재앙이 되기 전 반드시 사전에 제거하는 강한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런 미국이 자국을 핵으로 위협하는 불량정권 북한을 향해 칼을 뽑아들었다. 미국은 북한을 향해 ‘핵을 부여잡고 없어질 것인가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생존을 연명할 것인가’ 선택하라는 강한 강박을 구사하면서 북한의 목 앞에 비수를 진입시키고 있던 상황이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의 상황이었고 다시 그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6·25 사변에서 대남 적화통일에 실패한 김일성은 핵보유국이 되는 길만이 ‘불구대천지 원수 미국’을 한반도에서 축출하면서 북한 중심의 공산화 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핵은 보검 중 보검”이라는 유훈을 내리고 그 후 김정일과 김정은은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생결단의 신념과 실천 속에 그 유훈을 실천해 핵보유국이 됐다. 그런데 북한이 만난을 무릅쓰고 확보한 그 보검이 현재 북한 자체의 생존 마감을 재촉하는 부메랑 흉기가 돼 북한에 되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온갖 사술과 강박을 동원해 ‘핵보유국 굳히기’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우리 정부까지 동원해 온갖 잔머리를 굴리고 있다. 북한의 객관적 실체가 변하지 않고 연출하고 있는 각종 사술과 강박, 그리고 굴리는 잔머리들은 이제 그 효용성이 소진되고 있다. 지난 역사적 경험으로 북한의 실체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핵무기, 핵 제조 원료, 각종 발사체, 생화학무기들을 미국의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단시간 안에 갖다놓고 북한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받으라”는 명쾌한 방(CVID)을 내걸어놓고 생과 사를 선택하라고 조이고 있다. 남북한 간 그리고 미국과 북한 간 정상회담을 수없이 한다고 해도 이 근본 문제는 난제 중 난제다.
현 상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큰 변수는 △북한의 핵 포기 여부 △미국의 북한 비핵화(CVID) 고수 여부다. 이 두 가지 변수는 ①북한의 핵 포기+미국의 북 핵 폐기 고수 ②북한의 핵 포기+미국의 북 핵 폐기 포기 ③북한 핵 불포기+미국의 북 핵 폐기 고수 ④북한의 핵 불포기+미국의 북 핵 폐기 포기 등 네 가지 경우를 도출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 상황은 세 번째 경우, 북한의 핵 불포기+미국의 북한 핵 폐기 고수로 가고 있다. 그 근본 이유는 ‘북한 정권의 질적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이다.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이 북 핵 폐기를 절대 고수하는 경우 미국은 미래의 미국을 해치는 재앙을 사전에 제거하는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전쟁 혹은 극비 군사작전을 구사할 것이다. 본래 국제정치는 강대국 정치다. 국제무대에서 강대국이 약소국에 일단 칼을 뽑으면 얼마나 잔혹한가는 지난 역사에서 무수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이제 북한은 핵을 버리고 생존을 찾든가 그렇지 않으면 평소에 호언장담한 대로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기 위해 미국에 도전하는 급박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떤 선택이든 한반도 역사의 대변곡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환상의 신기루 ‘가짜 평화’를 따라가면서 춤추다가 나라의 백년대계를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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