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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GM 군산공장 가보니] "직장 잃은 청년들 생각하면 가슴 먹먹"

"열성 쏟은 직장 떠나려니 섭섭

한창 애들 키워야 할 후배 걱정"

31일 공장 가동 22년 만에 폐쇄되는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한국GM 군산공장 정문에 인적이 끊긴 채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김선덕기자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기만을 기대했는데 폐쇄된다고 하니 씁쓸합니다. 직장을 잃은 젊은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먹먹해집니다.”

한국GM 군산공장 인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5)씨는 31일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문을 닫는 소룡동 한국GM 군산공장 정문 앞에는 직원들이나 일반 방문객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공장 정문을 지키는 한 경비원은 “오늘 오후5시에 나가는 통근 버스가 마지막 통근 버스”라며 이 시각 이후 공장이 완전히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 1996년 군산공장 첫 가동 후 22년 만이며 폐쇄 결정 발표 후 3개월 만에 완전히 문을 닫는 것이다.

이날 이후 군산공장은 자동차 생산기능을 상실한 채 38명의 공장 유지보수 인력만 남게 된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1,200여명도 이날 공장 폐쇄와 함께 퇴사한다. 미신청자 600여명은 인천과 창원 등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되거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군산공장 초창기 멤버였던 황모(46)씨는 “군산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1996년 생산관리직으로 입사해 오늘까지 공장과 운명을 함께했고 이곳에서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며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일했던 직장을 떠나려니 섭섭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이날 퇴사해 자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59)씨는 “나는 군산공장에서 28년 동안 원 없이 일해 괜찮지만 이제 겨우 40대인 후배들은 걱정이 앞선다”며 “이제 한창 자식들을 키울 때인데 후배들 표정을 볼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함께 지역 경제를 견인했던 군산공장은 한 해 생산액 12조원, 전북 수출액의 43%까지 차지하며 군산 경제의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이어 군산공장마저 이날 가동을 멈추면서 전북과 군산 경제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정부는 4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군산을 살리려면 정부가 군산공장 매각이나 재가동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효과적인 지원과 추경 예산 집행을 서두르지 않으면 최악에 이른 군산 경제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군산=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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