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08년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와 같이 일본국제협력단(JAICA)과 일본국제은행(JBIC)으로 분리해 운영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2008년 이원화된 유무상 원조 집행 기관을 합쳐 ‘뉴 자이카’로 불리는 새로운 일본국제협력단을 출범시켰다.
일본 유무상 집행기관 단일화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ODA 전문가는 “당시 통합은 원활한 사업을 위한 시스템적 목표도 있었지만 고이즈미 내각에서 추진했던 공기업 정부조직 개편 등 정치적 이유에서 이뤄지기도 했다”며 “갑작스러운 통합 추진으로 인사 문제, 기존 조직 구성원 사이의 주도권 문제 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유무상 통합 집행 기관은 이 같은 갈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원조를 도모하고 있다. ODA 전문가는 “일본 내에서도 기관 통합으로 흩어졌던 사업이 한데 모여 시너지가 이전보다 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 A의 시골 마을 하나를 두고도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시행하는 기관이 사업 기획 단계 중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데서부터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이런 문제점이 적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일본은 주관부서를 외무성으로 지정함으로써 실시기관을 통합한 사례”라며 “사업이나 정책을 일관되게 진행하고 처리할 수 있고 실시기관의 전문성과 노하우 축적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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