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7년 창설돼 71년의 역사를 이어온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간판이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하와이 본부에서 열린 태평양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사령부 명칭을 이같이 변경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미 태평양사령부는 인도 동쪽부터 미 대륙 연안을 제외한 태평양까지 가장 넓은 지역을 담당하는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해외 주둔군으로, 병력은 37만5,000명에 이른다. 매티스 장관은 명칭 변경과 관련해 “인도양과 태평양 간 높아지는 연결성을 인식한 것”이라며 “태평양과 인도양 동맹국들의 관계가 역내 안보 유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이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뀐 데 대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있다. 지역 패권국을 넘어 세계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해 일본·호주·인도 등 동맹국과 공동으로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포부가 다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릴레이 무력시위를 하며 군사충돌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필립 데이비드슨 사령관은 취임사에서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안보의 동반자로서 미국 대신 선택되려는 희망 속에 규모와 능력 양쪽 모두에서 군비를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중국을 정면 겨냥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동북아·호주·인도에 대해 기존에 써온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태평양’이라는 명칭을 공식화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채택해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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