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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설계안 찬반싸고 내홍 깊어지는 잠실주공5

"도로로 양분·사유재산 침해"

입주자대표 중심 반대 확산

조합측선 "악의적 사실왜곡"

법적 대응 검토해 파장 예상

31일 국제공모설계안에 반대하는 조합원은 현재 조합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다며 호소문을 아파트 게시판에 부착했다. /이재명기자




재건축을 추진중인 잠실주공5단지가 오는 2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조합원 간 내분이 커지고 있다. 국제공모 1등 당선 설계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계약 체결 반대 움직임이 거세는 모양세다. 설계안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심각한 사유재산권 침해라고 맞서 단지 내 현수막은 물론 호소문을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고 피켓 시위를 기획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반면 조합측은 반대측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 적극 해명하는 한편 악의적인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예정된다.

31일 잠실주공5단지에는 설계안에 반대하는 현수막과 호소문이 단지 곳곳에 게시됐다.

1등 당선작을 설계한 조성룡 건축가가 지난 28일 “공익을 위해 국제설계공모를 했으니 민간 뜻대로 하게 두면 취지가 퇴색하는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설계안을 탐탁지 않아하던 조합원들의 분노가 촉발했다. 공모안과 계약하되 이후 조합원이 원하는대로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합의 해명과 달랐기 때문이다. 이후 반대측 조합 SNS 커뮤니티 가입자는 500여명으로 급증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심이 된 반대측 조합원은 ‘재건축에 웬 민주광장’ ‘국제 설계 공모 단선작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을 단지 내 총회 안내 현수막 옆에 걸어 올렸다. 쟁점 사안을 피켓으로 제작해 1인 시위를 하겠다는 조합원도 등장했다.

반대측 조합원의 주장은 당선된 설계안이 건물 외형 이미지에 대한 불만과 기부체납 비율을 넘어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게 핵심이다. 단지내 도시계획도로가 가로질러 단지를 분리시키고 민주 광장, 공공청사 등이 들어서 주민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과도하게 침범한다는 것이다. “조합원의 동의 없이 50층을 짓기 위해 서울시에 사유재산을 헌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따라서 이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피할 수 없으니 안건 부결을 통해 설계안을 다시 받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측이 OS(outsourcing) 요원을 동원해 설계안 찬성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남 분당에 거주하는 한 조합원은 “일주일 전 조합 OS요원이 찾아와서 찬성해야 한다고 설명을 들은 뒤 서면 결의서를 전해줬다”면서 “나중에야 국제설계공모안 이미지를 보고 속상해서 입주자대표회의에 문의했다”고 말했다. 2015년 고시된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표준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부정선거 방지를 위해 OS요원 등 제3자를 통한 서면결의서 제출은 무효표다. 이에 따라 반대측 조합원은 서면 결의서를 제출 전에 촬영해 두고 총회 후 클린업시스템에서 비교 확인할 예정이다.

반면 조합은 “서면결의서 제출은 조합원의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OS요원 활동은 정당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설계안 반대 주장에 대해 항목별로 해명 문자를 조합원에게 발송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의 다양한 입장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허위사실 부분에서만은 악의적인 사실 왜곡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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