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니카라과 반정부 시위가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라 프렌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어머니 날’인 지난 30일 전국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지지자들 간에 충돌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했다.
니카라과 인권센터는 수도 마나과에서 6명이, 다른 지역에서 5명이 각각 숨졌으며 7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무장한 친정부 지지자들이 행진 참여자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행진은 간헐적으로 한 달 간 계속된 반정부 시위 중 숨진 어린이를 추모하는 행사였다. 가톨릭 교계도 “이번 유혈사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6월 1일로 예정된 정부와의 대화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니카라과에서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연금 재정 부실을 막으려고 정부가 도입한 연금축소 개혁안에 대한 반발 시위가 이어져 비공식적으로 약 1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재계 단체의 지지를 받은 대학생과 노조 등이 중심이 된 시위는 정부 진압에도 대통령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운동으로 확대됐다.
반발이 커지자 오르테가 대통령은 연금개혁을 거두고 가톨릭 교계의 중재로 대학생 등 반정부 진영과 대화에 나섰지만 결실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의회는 정부의 야만적인 강경 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조기 대선 시행 촉구에 나섰다. 니카라과 재계도 정부를 향해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조기 선거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니카라과 차기 대선은 2021년에 예정돼 있다.
오르테가는 현 좌파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던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1990년 재선에 실패한 뒤 1996년과 2001년 대선에도 출마해 낙선했으나 2006년과 2011년, 2016년에 연이어 당선됐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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