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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낡은 진영논리 깨야 경제성장 보인다

■박세길 지음, 추수밭 펴냄





한국 경제는 암울한 저성장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71.9%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소비·투자·생산 등 경제지표들의 증가세가 모조리 둔화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이 2.7%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대체 어떤 해법을 찾아야 우리 경제가 더 깊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지 않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일까.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는 낡고 부패한 진영 논리가 작동하는 정치 구조를 혁신하는 것이 경제 성장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저자인 박세길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시리즈와 ‘한국 경제의 뿌리와 열매’ 등의 저서로 유명하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것은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남한 대 북한’과 같은 적대적 프레임이었다고 진단한다. 칼로 무를 자른 듯한 이분법적인 진영 논리 안에서 나와 다른 타자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무참히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대였다. 제목 속의 ‘두 번째 프레임’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대결 구도를 끝내고 상호 공존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는 저자의 제언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보수와 진보를 향해 들이대는 칼날의 균형 감각이다. 저자는 1987년 6월 항쟁부터 2017년 촛불 혁명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꼼꼼히 살핀 뒤 마치 그라운드의 공정한 심판처럼 좌우 스펙트럼의 한복판에서 양 진영을 번갈아 비판한다. ‘산업화 신화’와 ‘안보 프레임’에 집착하다가 몰락을 자초한 보수의 무능을 꼬집고, 신자유주의를 좇다가 불평등만 심화시킨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이율배반을 질타한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식어가는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릴 만한 신(新)산업을 발굴해야 비로소 한국 경제가 화끈한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1만8,0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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