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KEB하나은행 함영주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1일 밤 11시 20분께 “피의사실에 대하여 다툴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한 함 행장은 “(김정태) 회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 함 행장은 향후 거취와 특혜 채용에 관여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심문에 성실히 임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대답만 남기고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신입사원 채용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사외이사 또는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들에게 사전에 공고하지 않은 전형을 적용하거나 임원면접 점수를 높게 주는 등 입사 관련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면접 이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올려주고 가톨릭대, 건국대, 동국대, 숭실대, 명지대, 한양대 분교 지원자의 점수를 낮춘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남녀 채용비율을 정해 선발하거나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순위조작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인사에 함 행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금융 사장 출신인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지난주 최 전 금감원장, 함 행장, 김 회장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달에는 하나은행 전직 인사부장 2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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