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현재 상황이 인도지원 활동 확장과 평화적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엘하지 아 시(60·사진)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 사무총장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오는 12일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터널 끝에 빛이 나올 것을 희망하고 그 빛은 우리가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대한적십자사·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KOICA)·포스코를 방문했다.
시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반 전에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앞으로 6개월 안에 재방북해 조선적십자회 관계자들과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북한 내 재난관리·영양·식수위생 등의 분야에서 인도지원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지난 1995년 평양시 외교단지에 사무소를 설립했으며 현재 사무소에는 연맹 측 직원 3명과 현지 직원 16명이 상주하고 있다. 시 사무총장은 “우리가 20년 이상 북한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북측이 우리를 신뢰한다는 표시”라며 “북한 당국은 인도주의 행동 원칙인 독립성과 중립성, 공평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시 사무총장은 “올해 ‘협력합의전략(CAS)’에 배정된 예산은 450만달러(약 48억원)”라며 “이 금액으로 북한 사람들 약 250만명이 보건서비스, 재난 위험 감소, 식수위생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합의전략은 연맹의 주도로 한적이 포함된 10여개국의 적십자사·적신월사들이 북한 적십자회의 효율적 사업운영을 지원하는 대북지원 국제공조체계를 말한다. 연맹의 대북 인도지원 자원이 군부 등으로 흘러갈 전용 우려에 대해 그는 “관리, 지출, 조달, 제공 및 보고, 감시에 관한 우리의 방식이 매우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시 사무총장은 “인도주의 활동은 물품, 사회기반시설, 자원 배분이 전부가 아니고 거기에는 ‘가치’도 있다”면서 “젊은이들과 함께하고 평화·연대·존중·관용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도 인도주의 활동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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