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으로 갑작스레 무너져 내린 서울 용산구의 4층짜리 상가건물이 건물안전등급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966년에 지어져 52년이 지났지만 아직 안전 점검을 통해 안전 진단조차 받지 않은 것이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소방당국은 현장 언론브리핑을 통해 사고 개요와 대책을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있는 4층 건물은 3일 오후 12시35분께 완전 붕괴했다. 4층에 거주하던 이모(68)씨가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감지해 계단으로 대피하던 중 1층에서 건물이 무너져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붕괴 당시 1~2층 음식점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3층 주거지에도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4시간 넘게 붕괴 잔여물을 치우며 혹시 모를 매몰자를 찾아봤지만 더이상의 사상자는 없었다. 현장 잔해 정리 후 사고 현장은 용산구청이 중심이 된 사고 대책반에서 인수인계한다.
구청은 구조기술사에게 긴급 안전점검을 의뢰해 주변 11개 건물 중 3개 건물을 폐쇄 결정했다. 구청 관계자는 “3개 건물이 옆 건물이 붕괴하면서 육안상 균열이 발견 돼 정밀안전진단을 의뢰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건물은 그간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혁기 용산구 도시관리국장은 “해당 건물은 위험 시설물로 지정되지 않아 안전 진단을 받지 않았고 당연히 안전등급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전문가들이 아무리 30년 이상 된 건물이라도 징조 없이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대책반을 꾸려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달 여전 붕괴 위험을 느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는 주민의 발언에 대해서는 “민원 내역과 바로 옆 공사현장의 터파기 발파 작업 일지를 포함해 조사할 예정이다”면서 “통상 공사를 진행할 때 시공사가 공사 전 주변 상태를 찍어놓은 사진이 있으니 이것과 균열 현황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붕괴 건물 바로 옆은 용산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의 공사 현장이다. 현재까지 붕괴 당일에는 공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된 건물 피해 보상은 해당 재개발 조합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구청과 조합이 협의 후 즉각 보상이 안 된 경우에는 구상권을 청구해 최대한 피해자를 구제할 방침이다. 해당 건물은 용산 국제빌딩주변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 내 위치해 있으며 이 구역에는 용산가족공원과 용산역을 잇는 ‘연결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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