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문제로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이번에는 ‘연정’으로 맞붙었다.
남 후보 측은 3일 성명을 내고 이 후보와 경기북부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이 연정을 폄하하자 “대통령이 잘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경기도의 연정과 협치를 여당 의원들이 비판하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남 후보 측 김우식 대변인은 “경기도의 연정은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박수 친 힘겨웠지만 아름다웠던 길”이라며 “야당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되면 일자리, 남북협력 분야에서 연정의 정신으로 대통령을 돕겠다는 주장이 도대체 뭐가 잘못됐느냐”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누구보다 협치의 민주주의를 앞장서 실천해야 할 여당 의원들의 인식 수준이 천박하고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또 남 후보의 연정 주장이 ‘배신행위’라고 지적한 이 후보를 향해 “유독 이 후보만이 연정의 가치를 폄하하려고 난리”라며 “여당 의원들이 오히려 걱정할 일은 어떻게든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이재명식 정치”라고 비난했다.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르는 데 대해서는 이 후보의 표현을 빌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 29일 KBS 초청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남 후보가 혜경궁 김씨 SNS 논란으로 공격하자 이를 되받아치며 말한 이 후보의 발언이다.
유은혜·윤후덕·정성호 등 민주당 경기북부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연정을 거론한 것은 도민의 선택을 현혹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라며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에 기대는 것 외에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능력부족의 고백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던 남 후보는 촛불혁명에는 새누리당을 버리고 바른정당으로, 선거가 다가오자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하는 그야말로 카멜레온 정치 행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도 남 후보의 연정 주장을 “순식간에 배신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1일 연천군 유세에서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입장을 바꾸고, 패배를 맛보고, 문 대통령 지지자 흉내를 내면서 연정을 하겠다고 나오고 있다”며 “언제나 센 쪽에 붙었다가 또 순식간에 배신하는 그런 사람에게 경기도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