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생활 수준을 비교하는 사이트 넘비오는 117개 국가를 대상으로 여행자들이 매긴 나라별 치안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가 86점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일본인 데 반해 미국은 51점으로 76위에 그쳤다. 미국의 치안 수준이 크게 낮은 이유는 총기와 마약 때문이라고 본다. 반대로 우리가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된 것은 총기와 마약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기준 마약 복용 등으로 6만3,000여명이 숨졌고 총기에 의한 사망자도 1만여명에 달한다.
우리는 총기류로 인한 사건이 발생하면 사안이 중대한데다 소지하는 순간 처벌하는 강력한 단속이 뒤따라 당분간 총기류로 인한 사회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경을 관리하는 관세청 역시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것이 총기류 반입 차단이다.
그러나 마약은 터닝포인트(전환점)에 도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2016년에 마약청정국 기준인 인구 10만명당 마약 사범 20명, 1만2,000명을 넘어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은 안전하다. 문제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회사원과 주부·학생 등으로 다양하게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등 몇 개 주에서 대마흡연이 합법화된 데 따른 영향도 있으리라 본다. 미국을 오가는 여행객과 유학생을 통해 마약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마약 사범에 대해 갈수록 관대해져 가는 사법부의 판단도 마약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약 확산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세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 국내 재배되는 대마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마약류는 수입되는 게 현실이므로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세국경에서 마약 반입을 차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올 4월까지 세관이 적발한 마약류는 63㎏, 금액으로는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마약 단속 규모 69㎏(882억원)에 비해 금액으로는 지난해 전체 단속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마약류 밀반입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가방 내부에 이중 공간을 만들어 필로폰을 들여오거나 국제우편을 이용해 어린이용 장난감에 넣어서 들여오는 등 밀수 수법이 갈수록 진화한다.
세관은 마약 단속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자들의 마약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과학적인 정보 분석을 실시하고 특송화물을 철저히 관리해 마약 반입을 차단한다. 마약 종류·시기별로 집중단속도 벌인다. 미국 마약단속청(DEA), 일본 위험관리센터 등 세계 각국과 정보교류를 통한 마약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세관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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