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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이다]정부 '親기업 패키지'…근로자 임금 늘고 수십만개 일자리 생겨

■해외국가들은 어떻게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연 ‘테크 포 굿(Tech for Good)’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단독 대화를 나누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3(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에는 세계 유수의 실리콘벨리 기업 거물들이 대거 나타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 50명을 초청해 ‘테크 포 굿(Tech for Good)’ 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공짜 점심이 아니니까. 투자하라”며 농담을 던졌고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수천억원대의 투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마크롱 대통령 효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 자본의 프랑스 투자 건수는 1,298개로 1년 만에 16% 급증했고 프랑스 내에서 3만3,498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친기업 정책이 기업지원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과감한 노동개혁과 규제철폐·감세정책 등 전폭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자 기업들도 이에 화답하며 과감하게 투자를 늘리고 임금을 끌어올리는 등 선순환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행보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투자은행 출신답게 노동개혁과 감세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마음껏 ‘기업가 정신’을 펼칠 수 있는 환경구축에 박차를 가며 프랑스 기업의 박수가 쏟아진다.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프랑스병의 원인인 노동 경직성을 타파하기 위해 노동 유연화 방안을 담은 노동개혁 법안을 통과시켰고 세제개혁에도 힘써 오는 2022년까지 유럽 최고수준인 법인세(33%)를 25%로 낮출 예정이다. 대통령이 직접 뛰자 오랜 기간 유럽의 병자로 낙인찍혔던 프랑스 기업들은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기업들이 참여한 인수합병(M&A) 규모는 2,091억유로로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 수만 따져도 25만3,500개에 달한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의 파트너인 프랭크 세박은 “이것은 분명히 마크롱 효과”라며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사람들은 프랑스 IT에 대해 언급도 안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사람들이 기꺼이 투자에 임하도록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佛, 노동경직성 타파·세제개혁…수천억 투자 이어져

美 감세하자 애플 등 임금인상·설비투자 확대 화답



中·日도 AI·스타트업·제조업 등 집중 지원 성장 구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정책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린 사례에 해당한다. 애플은 지난해 미 의회에서 세제 개혁안이 통과된 후 해외에 쌓아뒀던 현금 2,450억달러(262조3,000억원)를 미국 본토로 들여오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미국의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유럽 등 세금이 낮은 국가에 현금을 쌓아놓고 있던 콧대 높던 애플이 트럼프 정부가 해외보유 현금을 들여올 경우 한시적으로 15.5% 세율을 적용해주는 감세안을 추진하자 해외에 보유한 전체 유보금의 97%를 들여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로 애플은 최대 470억달러의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에 숨통이 트이자 기업들은 곳간에 쌓아놓았던 현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1월 갓 입사한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을 9~10달러에서 11달러 인상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추가 인건비 부담이 3억달러에 달하지만 월마트가 미 감세안 시행으로 얻는 이익에 비하면 부담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법인세 인하로 올해 미국 기업이 지급하기로 한 보너스 규모는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직장정보업체 글래스도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쳄버린은 “경제 성장으로 IT 분야와 헬스케어·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일자리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노동자들은 올해 연봉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얼굴인식 개발업체 센스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대표 IT 기업들의 집중 투자와 정부의 대대적인 관심에 힘입어 기업가치만 45억달러에 달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센스타임에 이어 이투·메그비 등 2~3위 스타트업 역시 모두 중국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매년 AI 분야 연구개발(R&D)에 6조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는데다 13억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어 앞으로 세계적인 AI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 기업들은 엔저를 등에 업은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일본 상장 회사들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비약’이라는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만들어 국가대표 스타트업들에 예산을 지원하고 해외로 파견하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일본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4월 실업률은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2.5%로 집계됐다. 세쿼이아캐피털의 벤처파트너 마이크 버날은 “중국 정부는 기술 분야에서 신생 기업 탄생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데이터 공유, 공장 자동화를 위한 규제를 없애는 데도 열정적”이라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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