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업체인 우버의 영업을 종료시킬 것이라고 성명을 내놓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버의 경영은 끝났다”며 “그것(우버 경영)은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만의 택시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우버는 유럽에서 (주로) 이용된다. 나는 그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성명은 터키 정부가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에 운전자로 등록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운송면허 강화를 시행하기로 한 지 몇 주 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영업중지 선언에 대해 아직 우버 측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경영권 중지 왜 ?
택시운전자 “영업권 침해” 반발 극심
24일 조기 총·대선 앞두고 민심 달래기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우버를 꼭 집어 영업종료를 선언한 것은 우버에 대한 자국 내 택시운전자들의 반발이 워낙 극심해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 2014년 터키에서 영업을 시작한 후 생계수단을 잃을 것을 두려워한 택시들과의 긴장관계가 극에 달해 있다. 현재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는 1만7,400개의 택시가 영업 중이며 우버의 등장 이후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는 택시기사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택시기사연합협회는 터키 법원을 상대로 우버가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의 판결은 4일 나올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오는 24일 조기 총선·대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택시기사들의 영향력을 의식해 우버의 영업정지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덴마크와 헝가리 등에서도 법원을 통해 우버를 불법이라고 규정해 영업을 종료시켰지만 대통령이 직접 영업종료를 선언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속내와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우버를 지지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는 “나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다. 우버를 건드리지 마라”라는 문구가 유행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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